일곱번의 일주일

살인지옥(殺人地獄)에서의 첫번째 일주일

할머니를 보셨나요? 17살까지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아왔어요. 철없는 시기에도 곁에 계셨지만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셨어요. 바람보다는 해 같은 분이셨어요.

나태지옥(懶怠地獄)에서의 두번째 일주일

할머니를 보셨나요? 매일 아침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따뜻한 밥을 해주셨어요. 10살때까지는 한 해도 빠짐없이 생일마다 수수팥단지를 만들어주셨어요.

거짓지옥(僞地獄)에서의 세번째 일주일

할머니를 보셨나요? 거짓말을 많이 하셨거든요. “아프지 않다.” “괜찮다.”는 거짓말로 저를 깜빡 속이셨는걸요.

불의지옥(不義地獄)에서의 네번째 일주일

할머니를 보셨나요? 일생을 나누며 살아오셨어요. 별이 되기 일주일 전에도 김장을 하셨대요. 그리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나누고 가셨어요.

배신지옥(背信地獄)에서의 다섯번째 일주일

할머니를 보셨나요? 스스로를 가장 뒷전으로 하시며 사셨어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언제든 스스럼이 없으셨어요.

폭력지옥(暴力地獄)에서의 여섯번째 일주일

할머니를 보셨나요? 손찌검 한 번, 발길질 한 번 하시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따스한 품을 내어주시던 분이었는걸요.

천륜지옥(天倫地獄)에서의 일곱번째 일주일

할머니를 보셨나요? 자식, 며느리, 손자손녀뿐만 아니라 조카들까지 품으셨어요. 가족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주 기도를 드리셨고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셨어요.